작가의 목소리
최진선 /Echoes /캔버스에 유화/90.9x72.7 /2025 / 미판매
최진선 /desire /캔버스에 유화/60x60 /2023/1,500,000
안녕하세요, 저는 수원에서 활동 중인 작가 최진선입니다.
저는 고전 조각(사모트라케의 니케, 피에타, 라오콘 군상 등), 조형적으로 완성도 높고 감각적인 고대 조각에서 작업의 출발점을 얻습니다. 이 조각들을 보면 감탄이 먼저 나오지만, 곧 그것을 가능케 한 어마어마한 집중과 집요함,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 감정은 제가 작업을 시작할 때 느끼는 완벽주의적 강박과 겹쳐지고, 그 안에서 생기는 감정의 진폭이 제 작업의 중요한 주제가 됩니다.
저는 조각 이미지 일부를 디지털로 왜곡한 뒤, 그 어그러진 상태 그대로 회화로 옮기고 있습니다.
낮에는 ‘망쳐도 해보자’는 마음이 앞서지만, 밤이 깊을수록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스며드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 작업엔 그런 도전과 압박 사이에서 느끼는 긴장, 흔들림, 불안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색채도 절제해 거의 흑백에 가까운 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제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시작’을 망설이는 이들의 감정과도 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하면 무언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현대미술 안에는 다양한 형식과 철학이 존재하고, 저 역시 그 다양성을 존중합니다.
다만, 제가 개인적으로는 ‘이해’보다는 ‘감각’으로 먼저 다가오는 예술, 즉 보는 순간 말없이 감탄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전 조형의 감각적 힘과 현대의 심리적 불안을 접목해, 시각적이고 정서적인 울림을 함께 전할 수 있는 회화를 그리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미적 탐색과 감정적 균형을 이어가며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