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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진

우이진 / 이방인의 정원1 / 알루미늄 판넬에 분채, 래커 / 116.8 x 80.3cm/ 2024 / 3,800,000원
우이진 / 이방인의 정원_발화지점1 / 알루미늄 패널에 분채, 래커 / 34.8 x 28.2cm/ 2024 / 400,000원
우이진 / 부유하는 재 수집하기 / 알루니늄 패널에 호분, 레커 / 34.8 x 28.2cm/ 2024 / 400,000원
1-1작가노트
본인의 작업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과 현상을 심리적 방어기제의 형상으로 치환하는 과정으로, 이러한 형상은 우연적 요소들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듯한 구조를 띠며 초자연적이고 추상적인 시각언어로 변용된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정보의 과부하와 지속적인 사건의 연쇄적 폭발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개인은 크고 작은 사건의 충격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며, 이는 정신적 피로와 혼란을 유발한다. 본인의 작업은 이러한 무형의 사건들이 남긴 잔상과 그로 인해 형성된 대기(大氣)를 시각적으로 기록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이방인의 정원>은 한국화의 전통 재료인 분채와 아교를 알루미늄 패널 위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강릉 산불 현장에서의 기억을 모티브로 한 이 작업은, 당시 목격한 비극적 풍경과 그로 인한 심리적 충격을 시각화하는 시도이다. 2019년 강릉 산불 당시, 군 복무 중 진화 작업에 투입되어 목격한 울창했던 숲과 생명체들이 잿더미로 변한 참혹한 광경, 공기 중에 퍼진 역한 냄새와 며칠간 이어진 잔불, 그리고 피해자들의 상실감 어린 표정이 뒤섞인 비극적 기억이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러한 산불 현장에서의 낯설고 이질적인 경험과, 그로 인해 형성된 심리적 거리를 상징한다. 강릉 산불 현장에서 마주한 참담한 풍경은 작가에게 하나의 낯선 세계로 다가왔고, 자신을 사건의 ‘당사자’이면서 동시에 ‘이방인’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혼란과 비극 속에서 목격한 불꽃의 잔상은 기이하게도 우주의 한 장면처럼 찬란하게 보였으며, 이러한 비극과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풍경은 작가에게 하나의 ‘정원’처럼 비현실적이고 기이한 공간으로 각인되었다.‘정원’이란 본래 자연을 인간의 의도와 질서에 따라 배치한 공간이지만, 본인의 작업에서 ‘정원’은 통제할 수 없는 우연적이고 무의식적인 요소들이 뒤섞여 형성된 풍경을 의미한다. 이는 질서와 혼돈, 기억과 잔영이 공존하는 심리적 공간으로, 산불 현장에서의 충격과 이를 치유하기 위한 시각적 전환의 과정에서 구축된 새로운 풍경이다.
즉흥적으로 뿌려진 물감의 자국을 따라 다양한 획을 긋는 행위는 어린 시절 반복적으로 하던 낙서 행위와 연결되며, 강박적이고 통제된 질서를 벗어나 무의식적 에너지를 분출하는 방어기제로 작동한다. 이러한 방어기제는 프로이트적 관점에서 볼 때, 외상적 경험과 강렬한 감정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심리적 기제이다. 본인의 작업에서는 억압(repression)과 승화(sublimation)의 기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강릉 산불 현장에서의 감각적 충격과 비극적 기억은 의식적으로 회피 되었지만, 무의식적으로 잔존하며 즉흥적인 드로잉과 추상적 획을 통해 시각적으로 해소된다. 이는 억압된 감정이 창작 행위로 치환되어, 외부 세계에서의 통제 불가능한 불안과 충격에 대처하는 무의식적 방어기제로 작동한다. 재난의 현장에서의 경험을 시각적 언어로 치환하며 그 과정에서 감정의 해소와 심리적 균형을 찾으려는 치유적 시도가 이루어진다. 결국 이 행위는 강렬한 감정과 외상적 경험을 본인만의 시각언어로 변용하여,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의미와 질서를 찾아가는 심리적 회복의 과정이자 상처를 극복하는 방어기제로서 기능한다.
알루미늄 패널은 빛의 각도에 따라 표면이 다르게 보이며, 반사되는 빛에 의해 색감과 명암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특성은 작업에서 기억의 흐릿함과 잔영처럼 끊임없이 변하는 감각적 경험을 담아내기에 적합하며, 시간성과 유동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전통적 한국화 재료인 분채와 아교를 사용하여 물성의 층위를 쌓아가며, 우연성과 의도성이 뒤섞인 복합적 질감을 구현하고, 이를 통해 본인이 의도한 감각적 잔영과 시공간의 축적을 시각적으로 표현된 작업이다.
1-2 요약 문장
<이방인의 정원>은 산불 현장에서의 충격적 경험을 바탕으로, 비극과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풍경을 시각화 하여 심리적 균형과 치유를 모색하는 과정으로 빛에 따라 변화하는 알루미늄 패널 위에 전통 한국화 재료의 물성을 통해 시각화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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