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허영아 / 상(想)-정월대보름 / Oil on canvas / 59 × 59 / 2020 / 3,000,000
허영아 / 상(想)-할머니의 마음 / Oil on canvas / 50 × 60 / 2017/ 3,000,000
허영아 / 상(想)-저녁 / oil on panel / 99 x 58.5(가변) / 2016 / 5,000,000
정(情)을 담다
나의 기억에서 중요한 것은 유년기 ‘정’에 대한 환기(다시 기억)이다.
유년기의 따뜻한 밥상에서 느낀 그‘손맛’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손맛에는 ‘정’을 내포하고 있고 그것은 누군가에게 느끼는 보살핌과 사랑으로 다가온다.
사회 속에서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고 이러한 관계는 상호적이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의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의 연결을 통해 우리의 관계 속에서 진행된다.
한국인에게 식구(食口)는 가족처럼 허물없고 가까운 존재들을 말한다.
함께 밥을 먹는 행위 속에서 ‘정’이란 것이 생기고 커져 간다.
현재의 가족은 흩어지고 있고 모두들 바쁘다.
이런 환경으로의 변화는 불편함 상실감, 공허함을 안겨 준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이 내게는 그리움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밥상’으로 그려진다.
밥상의 재현은 ‘정'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단정한다. 그 안에는 타인과의 상호의 정서적 공감을 끌어낼 수 있고 이러한 감정을 담은 밥상의 이미지는 스스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삶의 의욕을 끌어내거나 아름다운 기운을 전달해서 마음이 감화하기도 한다. 어린 시절 다양한 음식에 대한 좋은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회상하며 기록으로서 남겨 보고자 한다.
더불어 각박한 현시대의 생활은 끼니를 때우는 고민마저 시간 낭비가 되어버린 지금.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밥상 그림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 하 고, 모든 사람에게 자기만의 밥상에 대한 추억이 있듯이 관람객들에게 ‘평범한 밥상’의 소중한 순간을 상기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제공하고 더불어, 그림을 감상하는 분들이 자신만의 소중한 맛과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