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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설라

작가의 목소리
박설라/무제 /장지,화선지/각65.153,65.153,65.153,5345.5/2025
작업노트
인간은 누구에게나 살면서 과도기가 있다. 나도 마찬가지로 작년에 무척 힘든 일은 겪었고 인생의 큰 고비가 찾아왔다. 이때 나 자신을 학대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도피처를 찾아야만 했던 것 같다. 긴 시간 창고에 잠들어 있던 미술 도구들을 다시 꺼냈다. 그러나 막상 작업을 하려 하니 머리는 더욱 혼란스럽고 생각처럼 뜻대로 되지 않았다. 손을 풀기 위해 책상 앞에 놓은 화선지에 지난날들, 앞으로의 일과 계획들 심지어는 욕설까지도..끄적끄적 낙서를 했다. 나의 마음속에 쌓여 있던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모든 감정들을 낙서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날 우연히 휴지통을 비우려다가 버려진 꼬깃꼬깃한 이 종잇장들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나의 인생에 가장 슬픈페이지가 그냥 쓰레기통에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아닌 쓰레기가 되어 버린 사실이 왠지 문득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구겨진 나의 역사의 한 페이지들을 허겁지겁 휴지통에서 도로 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판넬에 하나하나 붙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나의 작업은 회피가 아닌,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지난 나의 불편한 진실들과 당당히 마주하는 연습이며 나에게는 나 자신의 치유를 위한 의식을 치르는 행위이자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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