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최승빈/넝쿨Ⅰ/캔버스에 유화/65.1×50.0/2025/미판매
최승빈/넝쿨Ⅱ/캔버스에 유화/65.1×50.0/2025/미판매
작가노트 :
난 전업 작가는 아니기에 작업도 어려운데다가, 작업을 글로 표현할 때 더 어려움을 느낀다. 종종 캔버스 앞에 앉아 흰 캔버스에 마주할 때면, 평소에 머릿속을 붙잡고 있던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작업을 시작한다. 내가 만들어내고 있는 추상적인 이미지는 최근 일상에서 처했던 개인적인 상황과 이에 대한 노력이나 태도들이 시각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전반의 수직적인 구도는 뭔가 일정하면서도 계속해서 나아가야 하는 나의 목표 의식이 반영된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계획은 늘 곧바로 달성되지 않고, 여러 가지 맥락들이 새로이 놓인다. 일이란 때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혼자 이렇게 저렇게 시도하면서 위로 또는 아래로 향하기에 비정형적(非定型的)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내 상황의 ‘주체’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노력하고 나아갈 뿐이다. 시간은 가고, 결국엔 일도 끝나있고, 그 과정을 돌이켜보면 마치 그 흔적이 ‘넝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식물처럼 모인 나의 시간들은 두터운 의미를 가지고 다른 작업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