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임서희 / A beautiful bombing / Oil on canvas / 토스 1000-6138-3264 / 116.8x80.3 / 2025 / 2,500,000.
임서희 / Lookism 1 / Oil on canvas / 토스 1000-6138-3264 / 45.5x45.5 / 2025 / 500,000
임서희 / Lookism 2 / Oil on canvas / 토스 1000-6138-3264 / 53.0x33.4 / 2025 / 500,000.
대중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 시선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특정한 시선의 영향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사회적 약자가 처한 현실에 대한 감각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쉽게 생기지 않는다. 그것이 여성이든, 전쟁 상태에 놓인 타인이든, 대개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인식되기 쉽다. 그렇게 남의 일로 치부된 문제들에서 ‘정의’는 점점 더 모호해진다.
여성이라는 존재는 매일같이 사회가 들이미는 시선 속에서 자신을 갈가리 뜯기며 살아간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 고통을 인지하지 못한다. 미디어가 규정한 틀 안에서 진짜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고, 그 기준에 맞춰 스스로의 신체와 정체성을 조각하려 든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또 하나의 ‘미디어’가 되어, 타인을 다시 조각하려는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Lookism이란 작품 또한 여성이 미디어의 검열으로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미디어 속의 여성은 나뉘고, 더하며 조각된 형태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를 다수의 여성들 또한 받아들이며 새로운 검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는 자아에 대한 길을 잃게 되고 결국 여성으로서의 자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의심하며 자신을 부정하게 된다.
전쟁 또한 역시 많은 미디어에서 아주 단순하게 다뤄지고 있다. A beautiful bombing이란 작품은 아주 화려한 형태가 독보적이다. 하지만 해당 비행기는 많은 사람들을 살해할 파급력이 높은 폭격기이며 죽음의 천사라고 불린다. 이를 보곤 천상의 형상이 아름답다 치부하는 이들이 많다. 이 안에는 많은 대중은 전쟁을 오락처럼 소비하며, 현실의 고통을 자신과 분리된 이야기로 여긴다는 걸 담고 있다. 결국 전쟁은 대중들의 머릿속에서 점차 희미해지고, 강렬한 장면만이 아름답게 기억에 남아 잔혹성에 대해 무감각해진다.
이러한 무감각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내재된 알고리즘이자 구조다. 작가는 그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고자 한다. 때로는 노골적으로, 때로는 모호하게.
이를 통해 대중은 잠시나마 스스로를 들여다볼 기회를 갖게 된다. 어떤 이는 순식간에 감정이입하며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을 발견하고, 또 어떤 이는 사회의 문제를 잊고 지냈던 자신을 되찾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이는 끝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채,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건 작가의 영역이 아니다. 결국 대중은 각자 자신이 보고 싶은 사회의 모습을 선택해서 바라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