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선하 / 동경no.7(longing no.7) / 한지콜라주에 호분, 한국화물감, 밀가루풀(hanji collage mixed media on kraft panel board)/ 53X40.9cm(10p) / 2025 / 850,000
선하 / 동경no.8(longing no.8) / 한지콜라주에 호분, 한국화물감, 밀가루풀(hanji collage mixed media on kraft panel board)/ 53X40.9cm(10p) / 2025 / 850,000
작가노트
막연한 동경과 어떠한 결핍에서 비롯된 나의 작업.그 시작에는 점과 선, 면과 여백으로 귀결되는 한국화의 철학,작가의 사상과 작품의 의도를 은유적으로 사유하는 추상화의 열린 감각으로부터 받은, ‘위안’ 에 있다.출품작 ‘동경 시리즈’는 어린시절, 한지를 매만지던 기억에서 영감을 얻어 2023년 8월, 1F사이즈의 실험작을 시작으로 이어온 한지콜라주 작업이다.오랜 시간, 글과 그림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자리해 온 한지.나는 이 재료의 물성이 가진 만남과 석별,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를 잇는 유일무이한 존재로서의 상징성에 주목한다.동시에 모든 것이 빠르게 휘발되어 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안녕의 흔적으로 반추되는 한지를 시각화하여, 표현하고자 했다.작품의 기법 역시 전통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역할에 모든 기반을 두었다.
나무 패널에 순지로 배접을 한 후, 무표백 상태의 순수 한지를 한 조각씩 이어 붙이기를 반복한다.한 조각이 한 줄이 되고, 한 줄이 한 면이 되어 작품의 끝에 다다른 뒤, 오랜 시간 자연 건조 과정을 거친다.
건조된 순백의 화폭 위에 물감을 캔버스 위로 떨어뜨리는 회화 기법인, 드립페인팅 방식으로 호분과 한국화 물감을 활용해 색을 겹겹이 쌓은 후,
또 한번의 자연 건조 과정을 거친 뒤 작품의 테두리를 불로 태워내는 기법으로 작품을 끝맺는다.늘 ‘사라지는 안녕’을 곁에 두고 싶은 미련한 마음이 있다.낡고 오래된 것들, 진부하고 무용한 것들, 서로의 모든 마음이었다가 이내 흐릿하게 자리한 잃어가는 마음들에 대한 무언의 안부.나의 작업은 ‘빈틈’이다. 서툴러서 애틋한 마음의 조각들. 그렇기에_ 그만큼의 빈틈으로 누군가에게 잠시의 온기로 머무르기를 바란다.
실은, 좀 더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