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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경

작가의 목소리
내가 그림을 통해 쓰는 문장은 마침표로 끝나지 않는다. 쉼표이고 느낌표이며 물음표이다. 태어나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서 사회를 통한 제도의 틀에 들어가기 이전을 제외하고는 마침표로 맺어지는 명료함을 위한 집단적 교육을 받았고,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꼈고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문자화된 나의 세상은 아주 작았었다.
하지만 캔버스라는 공간은 늘 나에게 미지의 세계, 무한을 열어 준다. 언어가 사라진 자리 다른 감정, 감각과 감성, 야성들이 채워지며 춤을 춘다. 내 안의 세상도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처럼 길어 올려 퍼내고 퍼내어도 신기하리만큼 새롭고 다른 모습이 있음을 발견해 간다. 이를 마주할 때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땅을 여행하고, 가끔은 발가벗고 도마 위에 놓인 것 같기도 하다. 껍질이 없는 알맹이, 속살들이 캔버스 위에 남는다.
어디에도 구속됨 없었던 어릴 적 자유롭고 아름다운 순수한 내 모습에 덧씌워진 무수한 위선과 욕망의 껍질들을 발견하면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 이렇게 나를 만나는 과정에서의 삶의 매 순간은 새롭고, 나를 자유롭게 한다.
정현경 / Islands / 캔버스에 혼합재료 / 72.7x90.9 / 2024 / 2,800,000
정현경 / Islands II / 캔버스에 혼합재료 / 72.7x90.9 / 2025 / 2,800,000
정현경 / Way back home / 캔버스에 혼합재료 / 72.7x60.6 / 2025 / 2,000,000
바다와 섬, 따뜻했던 자연이라는 공간과 그 속에서의 시간은 나의 에너지와 정서의 발원지이다. 문학에서 시의 ‘연’처럼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이 바다 아래 더 큰 몸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섬의 형상은 따로 떨어져 있다. 작품은 그것을 바라보고 내가 바다가 되어 섬들을 품고 연결하고 단순화하고 내면화 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그것은 섬이 아닌 통합의 일부이며, 시간 그리고 인지되어지는 공간에서의 작용이며 변화이다. 나는 이것들을 단순화해 보고자 항상 애를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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