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예술가
home
NEXTPROJECT
home

임효진

임효진 / 동물 되기(Devenir animal) /캔버스에 유화 / 작가후원계좌: 신한 임효진 110-409-968785 / 233.6 x 91.0 cm / 10,000,000
1. 작가노트
나는 때때로 나 자신이 동물이 되는 것을 느낀다.
나는 뱀, 말, 또는 새가 되기도 하며, 다수의 혹은 다양한 동물들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인간이 만들어놓은 틀에서 벗어나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기에, 동물에 대한, 혹은 동물이 되고 싶다는 나의 무의식적인 욕망은 나 자신을 동물화하는 발단의 계기가 되었다.
나의 육체는 변형되며, 그 변한 모습은 현실에서 나를 자유롭게 해방 시켜 준다.
동물이 된다는 것(동물_되기)는 어떤 의미인가? 단지 동물의 모습을 형상화하거나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카멜레온이 주변 환경에 따라 제 몸의 색깔을 바꾸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변형은 실존적 변형으로 나 자신이 곧 타자가 되는 것이며, 다양한 것들의 차이와 복수성을 다원화하고 새롭게 번식한다.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가 공저한 ≪천 개의 고원≫에서 강조하듯이, 자아를 신체로부터 분리 시키거나(기관 없는 신체) 또는 고향을 떠나는 것(노마디즘) 등의 자신을 “탈 영토화하는 것”, 그리고 타자성을 개방하는 존재의 무아경을 발견하는 것이다. 배치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어떤 항을 자기 안에 포섭하여 자신의 일부로 만드는 ‘영토화’와 거기서 벗어나는 ‘탈 영토화’가 이루어진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동물성이 항상 타자의 형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이 아닌 타인, 자신의 또 다른 타인, 혹은 자신에게 이질적인 타인이 됨으로써만 동물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는 예술적 작업과정을 통해서 동물이 되어가는 중이며, 이러한 행위는 결코 퇴행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을 말, 뱀 또는 새 등의 동물들로 창조해낸다. 철학자 질 들뢰즈가 ≪A to Z≫에서 동물의 특징으로 “경계하는 것”을 언제나 언급했었는데, 예술가 또한 동물과 마찬가지로 언제 어디서나 주의하며 경계하는 행위를 한다.
≪나는 날고 싶고, 헤엄치고 싶고, 짖고 싶고, 울고 싶고, 울부짖고 싶다. 나는 날개와 갑각과 껍질을 갖고 싶어. 연기를 내뿜고 긴 코를 갖고 내 몸을 휘게 하고 사방으로 나를 분산시켜 모든 것이 되고 싶다. 향기와 함께 나를 발산하고, 식물처럼 자라고, 물처럼 흐르고, 소리처럼 진동하고, 빛처럼 반짝이고, 모든 형태에 웅크리고, 각각의 원자 속으로 들어가 물질의 근원에 닿고 싶다-물질이 되고 싶다.≫ 성 앙투안느의 유혹, 귀스타브 플로베르
ONLINE 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