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주

작가의 목소리

이연주/ 금꿩의다리/ 장지에 채색/ 90.0 x 65.1/ 2025/ 800,000

이연주/ 포모사/ 장지에 채색/ 65.1x90.9/ 2025/ 800,000

내 작업은 형태를 재현하는 것보다 그 흔적과 여백이 만들어내는 관계에 주목한다.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관람자의 경험과 시선에 따라 작품을 다르게 읽히게 하는 적극적인 요소다.

나는 여백을 정체성과도 연결한다. 내가 인식하는 나와 타인의 시선 속의 나는 언제나 다르며, 그 간극 속에서 새로운 해석과 가능성이 열린다. 여백은 결핍이 아니라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잠재적 공간이다.

최근에는 이를 ‘빛과 그림자’의 실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동일한 대상을 두고 조명과 각도를 달리하면 전혀 다른 형상이 만들어지며, 이는 존재가 하나의 모습으로 고정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명확한 답이 아니라, 시각의 차이 속에서 생성되는 다층적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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