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주영

변주영/ <공존의 삶Ⅰ>/숙선지 위 수묵채색/ 30.5 × 30cm/ 2024 / 70만원

변주영/ <공존의 삶Ⅱ>/숙선지 위 수묵채색/30.5 × 30cm/ 2024 / 70만원

<작가노트>

2년 전 고향인 경남 거창으로 이사를 하며 자연과 더 가까운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바쁘고 빠르게 흘러가던 일상에서 벗어나 마당을 거닐고,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꽃을 바라보며 자연이 주는 고요함과 위안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역시 마음의 안식처는 언제나 자연 곁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어느 날, 마당에 활짝 핀 꽃을 바라보다가 그 곁을 분주히 오가는 작은 벌들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문득 제 두 아들이 떠올랐습니다. 작지만 씩씩하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이 겹쳐졌습니다. 밤에도 환히 피어 있는 꽃은 마치 어둠 속에서도 나를 따뜻하게 반겨주는 존재 같았고, 그 모습은 아이들이 각자의 빛을 잃지 않고 살아가길 바라는 저의 마음과 닮아 있었습니다.

밤하늘의 둥근 달을 바라보는 시간도 저에게는 소중한 위안이 됩니다. 달은 언제나 그 자리에 조용히 떠서, 저와 아이들의 감정을 담아주는 커다란 그림판처럼 느껴집니다. 기쁨과 행복, 힘듦과 슬픔,... 하루를 지내며 겪는 여러 감정들을 달빛에 실어 조용히 빌어봅니다.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듯, 부모와 자식,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 또한 그러해야 한다는 마음을 이 작품에 담았습니다. <공존의 삶>은 그렇게 자연, 가족, 그리고 제 내면의 이야기들이 서서히 스며든 결과입니다.

이 그림을 마주하는 분들의 마음에도 잔잔한 위로와 따뜻한 여운이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