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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린

작가의 목소리
<달지 않은 분홍>, 130.3 x 80.3, acrylic & oil on canvas, 2025, 1,800,000
<달지 않은 분홍>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행복’의 이면을 응시하며 과연 우리가 그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가를 묻는다. 기린은 더 이상 높은 나무의 잎을 뜯지 못한 채 울타리 안에서 정해진 먹이를 받아먹고 말은 앞을 보지 못한 채 인간의 욕망을 위해 달린다. 서커스의 코끼리는 어릴 적부터 줄에 묶여 결국 스스로 벗어날 수 없다고 믿게 된다. 우리는 이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며 즐긴다. 그러나 이 모든 장면 뒤에는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 숨어 있다. 인간은 한편으로 공감과 연민을 이야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타 생명의 자유를 침묵 속에서 소비한다. 이 작업은 행복의 상징으로 소비되는 분홍빛과 자유를 빼앗긴 존재의 눈물이 한 화면 안에서 충돌하도록 구성되었다. 그 이질감은 관객으로 하여금 ‘눈물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만든다. <달지 않은 분홍>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달콤한 외면 뒤에 씁쓸한 잔재를 남기는지를 함께 들여다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달지 않은 조각1> 27.3 x 22.0, acrylic, oil on canvas 90,000 <달지 않은 조각2> 27.3 x 22.0, acrylic, oil on canvas 90,000 <달지 않은 조각3> 27.3 x 19.0, acrylic, oil on canvas 90,000 <달지 않은 조각4> 27.3 x 16.0, acrylic, oil on canvas 90,000
이 작업은 전체 이미지의 일부를 클로즈업하여 구성한 시도다. 형상의 일부분이지만 오히려 전체보다 감정의 결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있다.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실체는 모호해지고 익숙했던 형상은 낯설게 다가온다. 본래의 장면에서 떨어져 나온 이 조각들은 마치 몸의 기억처럼 화면 안에 고요히 남아 있다. 감정의 밀도를 압축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자, 흐릿해지기 쉬운 감각을 붙잡기 위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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