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인지유/ Clou-moke / oil on canvas / 72.7x60.6 / 2025 / 1,200,000
인지유 / Tranquil tree / oil on canvas / 72.7x50.0 / 2025 / 1,200,000.
인지유 / Love / oil on canvas / 72.7x60.6 / 2025/ 1,200,000
작가노트 〈인지유〉
어느 날, 멈춰 선 듯한 풍경 속에서 나도 함께 멈춰 있었다. 바람이 지나간 뒤의 고요, 불현듯 낯설게 느껴지는 길가의 구조물, 오래된 빛의 색감. 그런 찰나의 순간들이 내 안에서 사소한 감각으로 저장된다. 감각은 기억이 된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 늘, '파랑'이 있었다.
외로운 기억이나 슬픈 기억들은 느닷없이 파란색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기억들도 전부 파란색 기억으로 남는 걸 느꼈다. 이상한 건 단순히 외롭고 슬픈 기억만이 아닌, 즐겁거나 따뜻한 기억도 파란색으로 기억되었다는 점이다. 기억은 한 가지의 감정과 감각으로 이루어진 게 아닌 외로움과 따뜻함 등 혼재된 존재로 다가온다. 이러한 기억을 가진 파란색을 그려내어 모순적 감정들을 은은하게 담는다.
이번 작업은 나의 시선이 머문 특정한 대상을 소재로 진행한다. 대상이 눈에 들어온다. 대상은 외롭다는 감정을 느끼게 한다. 감정은 대상이 서린 화면에서 비롯한다. 역설적인 배치와 우연, 그 어딘가에 부딪히는 충돌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분명 그 순간은 혼자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떠올리기엔 외로움은 모순적인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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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무는 대상의 화면과 감정은 하나의 그림으로 머릿속에 각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