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박창민 / Mackerel Sky / UV print on aluminum / 세로33.3 × 가로 59.4 cm / 2025 / 800,000 / 10 에디션
박창민 / Whispered Meadow / UV print on aluminum / 세로33.3 × 가로 59.4 cm / 2025 / 800,000 / 10 에디션
박창민 / Silent Range / UV print on aluminum / 세로33.3 × 가로 59.4 cm / 2025 / 800,000 / 10 에디션
박창민 / Rainlit Reverie / UV print on aluminum / 세로59.4 × 가로 33.3 cm / 2025 / 800,000 / 10 에디션
박창민 / Echofall / UV print on aluminum / 세로59.4 × 가로 33.3 cm / 2025 / 800,000 / 10 에디션
저는 지폐의 복잡성과 동양 산수의 신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작업합니다. 지폐는 국가가 설계한 가장 정교한 시각 체계로, 길로셰(guilloché) 패턴·미세문자·요판 인쇄의 볼륨 등 다층적 장치가 결합된 구조적 언어입니다. 저는 이 언어를 해체해 선·면·색의 층위로 다시 읽고, 서로 다른 주기의 선들을 중첩해 **간섭(모아레)**과 리듬을 유도함으로써, ‘가치’라는 추상 개념을 공명하는 풍경으로 전환합니다. 복잡성은 제 화면에서 혼란이 아니라 조율된 진동으로 작동합니다.
동시에 동양화의 여백과 기운생동, 평원·고원·심원이 만들어내는 겹쳐진 시선은 제 공간 감각의 근간입니다. 저는 먹의 번짐을 모사하기보다, 농담의 경계가 결절을 이루는 결정 순간—갈필의 기척, 호흡의 맺힘—을 디지털 제스처로 환기하며 내면의 지형에 가까운 풍경을 구축합니다. 이렇게 **정보의 과잉(지폐)**과 **침묵의 질서(동양화)**가 만나는 자리에서, 화면은 밀도와 여백의 균형을 찾아갑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표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저는 화면 속에 원을 반복적으로 배치합니다. 복잡성이 극대화될수록 **하나의 원(●)**은 시선을 정박시키는 앵커가 되고, 그 강한 인상은 작품의 아이덴티티로 축적됩니다. 원은 단순한 도형이 아니라, 움직임과 정지, 진동과 정숙 사이를 연결하는 호흡의 박자이자, 관람자가 이미지의 “앞”이 아니라 “안”으로 들어가도록 여닫는 통로입니다.
매체적으로는 디지털에서 출발하되, 출력 과정에서 표면의 시간성을 중시합니다. 잉크막의 누적, 광·무광의 미세한 대비, 시점 변화에 따른 반사의 차이를 마티에르의 언어로 받아들입니다. 관람자가 한 발 옮길 때마다 색의 위계와 선의 깊이가 재배열되는 작은 공명 장면을 경험하게 하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제가 탐구하는 것은 이미지의 재현이 아니라 재질이 울리는 순간입니다. 복잡성과 여백, 그리고 원이 만들어내는 그 공명을 함께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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