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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작가의 목소리
이주현/abgrund/캔버스에 아크릴/61 x 92/1,800,000
이주현/cruise/캔버스에 아크릴/52.5 x 65/1,500,000
이주현/길들임/캔버스에아크릴/46 x 53/ 800,000
이주현/condensation/캔버스에 아크릴/72.5 x 52.5/1,600,000
이주현 작가노트
“존재란 무엇인가?”
답이 없는 이 질문은 오래도록 나를 붙잡아 왔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 존재한다고 느껴지지만 결코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감정이나 관계들. 그 모순적인 감각은 내 작업의 출발점이자,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인간의 감정과 경험,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지만 쉽게 인식되지 않는 관계의 결을 관찰한다. 관계는 형태가 없고, 감정은 흘러간다. 그 불완전하고 비가시적인 것들을 색과 선, 레이어로 풀어내며 회화적 언어로 환원하는 과정을 이어간다. 작업은 늘 감정에서 출발한다. 기시감처럼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 말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잔여를 글로 기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비재현적 드로잉을 통해 시각화한다. 형태는 왜곡되고, 여백은 멈춤과 호흡의 공간이 된다. 내게 회화는 설명이 아니라, 느낌이 머무는 장소이다. 나는 감정을 바라보되, 그 안에 머무르지 않으려 한다. 특정 단어나 순간이 불러일으키는 감각의 결을 따라가며, 그 안에 감춰진 흐름과 긴장을 드러내고, 말보다 더 깊은 층위를 화면 위에 쌓아간다. 형태 없이 스며드는 감정을 붙잡아, 그게 어떻게 색이 되고, 흐름이 되고, 거리감이 되는지를 지켜보며 그림을 그린다. 작업을 통해 나는 감정과 존재, 관계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고, 감각하고, 다시 말 없는 언어로 응답한다. 익숙한 감정이나 단어가 낯설게 다가오는 그 순간, 회화는 가장 조용하지만 깊은 방식으로 사람에게 다가간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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