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원

작가의 목소리

서예원/Organism of places_01/Rust paint, Pen, Watercolor and Gouache on Arches Paper/45.5x53/2024/900,000

서예원/Organism of places_02/Rust paint, Pen, Watercolor and Gouache on Arches Paper/45.5x53/2024/900,000

작가노트

장소는 인간의 삶을 둘러싼 가장 근원적인 배경이자, 기억과 감정을 형성하는 토대가 된다. 우리는 그 속에서 끊임없이 살아가며, 장소와 함께 존재한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도시를 경험한 나는, 낯섦과 익숙함이 동시에 스며드는 순간들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급격한 도시 개발과 사이버스페이스의 이미지 홍수는 전 세계의 풍경을 획일적으로 만들고,

이는 반복되는 기시감을 불러왔다. 이러한 피로적 기시감은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장소들의 의미를 되묻는다.

〈Organism of Places〉 시리즈는 캔버스 대신 종이에 과슈와 부식페인트를 사용하여, 사소하지만 본질적인 장소의 흔적들을 유기적으로 그려낸다.

화려한 도시의 표면보다, 녹슨 철문과 낡은 벽면, 먼지 쌓인 물건과 바래진 간판처럼 사라져가는 흔적들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작은 조각들은 나의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진정한 장소의 단서들이다.

초기 작업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가볍게 사라지는 현대 풍경에 깃든 상실과 회의감을 담았다면,〈Organism of Places> 는 그 속에서도 위안과 친근함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관객이 작품 속 풍경을 거닐며 스스로의 경험과 연결되는 순간을 찾고, 혼돈 속에서도 개인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고유한 장소를 사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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