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은선우 / 푸른 호랑이 / 무명천에 분채 채색 / 72.7x72.7cm / 2024 / 2,000,000
은선우 / 도약 혹은 추락 / 무명천에 분채 채색 / 72.7x72.7cm / 2024 / 2,000,000
은선우 / 당신은 어느 고래인가요-하늘의 새와 눈맞춤 / 무명천에 분채 채색 / 72.7x53cm / 2024 / 1,200,000
작가노트 Artist's Note
그들의 자상刺傷, 나의 초상肖像
마음의 날이 선 자상刺傷은 아무리 핥아도 낫지를 않네.
이윽고 곪아 터져버린 상처는 날카로이 부서진 파편들이 되어 질기고 기나긴 인연줄의 날을 벼리네.
날을 세운 인연줄이 끊임없이 유기有機적으로 얽히고 쌓이고 밟히면서 이뤄낸 형상은
그저 관망하는 대상의 자상刺傷에 불과할까, 아니면 파편 속에 숨겨진 ‘나’의 초상肖像일까?
관계라는 것은 시작할 때 어떠한 형태를 취하는지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다.
그러나 관계의 그릇된 끝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내는 날카로운 흉기가 되어버리곤 한다.
사람들과 동물들의 자연 속 유기적 관계는 파국에 이르는 순간, 죽음을 부르는 채찍이 되었고
사람들은 누군가의 인연줄을 당길 때와는 다르게 칼로 줄을 끊어내어 서로의 마음을 할퀴고 헤집기 바빠졌으며
냉담하고 잔인한 현대 사회는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매일 차가운 비수를 꽂는다.
그렇게 받은 상처는 몸과 마음에 깊이 자리하게 되고 그 고통의 깊이는 그 누구도 가벼이 재단할 수 없다.
그럼에도 모든 생명은 서로 얽히기도, 끊겨지기도 하는 인연줄을 가지고 살아가야한다.
우리는 어떠한 관계를 만드는가. 당신은 어떠한 인연줄을 끊어버렸는가.
그리고 ‘나’는 어떠한 자상을 끌어안고 살아가는가.
작품에 대하여.
작품 속 날카로운 선과 면은 자상刺傷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하여 표현하는 본인만의 기법이며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마치 날이 선 칼에 베이고 찢겨진 상처의 기하학적 형상화와 그 형상이 날카롭게 부서져 파편들로 나뉜다는 뜻을 내포한다.
이와 더불어 이어지고 얽히고 끊긴 선과 면들은 모든 생명의 인연줄을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를 지닌 기법을 통해 동물의 모습을 표현한 것은 2가지의 메세지 전달을 하기 위함이다.
인간의 일방적 학대에 의해 고통 받은 동물의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목적을 갖는 동시에,
이야기는 비단 동물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사람들 역시 타인과의 인연이나 사회 속 관계에 의한
정서적 또는 신체적 자상을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을 작품 속 동물의 형상에 투영하여 표현하고자 하였다.
또한 살아 숨쉬는 모든 생명이라면 지니고 있는 인연줄의 의미에 대한 표현을 더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모든 인연과 관계, 상처를 주고 받았던 그릇된 관계의 끝 그리고
그에 비교하여 옳은 관계란 무엇이었는지 스스로 자문하고 고찰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따라서 작품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거나 외면하고자 하였던 진실 혹은 ‘나’의 이면에 존재하는 상처를 마주한다.
그렇기에 작품에서 나타내는 날카로운 상처로 가득한 대상은 진실 저편에서 고통받는 동물의 초상일 수도,
아니면 숨겨진 자상를 안고 살아가는 한 사람, 즉 ‘나’의 초상일 수도 있다.
작품을 보는 순간만큼은 얽히고 끊어진 모든 인연들 그리고 그에 따라 비롯되었던 수많은 시간과 상처를 돌아보며
이를 달래고 위로하는 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작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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