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 Companions / Acrylics on paper / 60 x 70 / 2025 / 1,500,000
/ Michi / Acrylics on paper / 60 x 70 / 2025 / 1,500,000
선을 좋아한다. 공간을 가르는 날렵한 직선과 부드러운 곡선 양쪽 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림을 그릴 때 직선보다 곡선을 선호하는 이유는 둥근 선을 따라 천천히 붓을 옮기다보면 마음이 절로 여유로워지기 때문이다. 곡선을 그리는 동안 시간은 평상시보다 완만히 흐른다고 느낀다.
그림 속 세계는 스케치 위에 펼쳐진 선들로 인해 분열된 후 채색 작업을 거쳐 통합되며 이는 직소퍼즐을 완성하는 과정과 흡사하다. 여기저기 흩어진 피스의 이음매를 찾아 연결하는 것이다. 나는 선이 만들어낸 우연의 산물인 조각들이 각자 존재감을 지니도록 양감 표현과 배색에 고심한다. 어렵지만 전체 풍경을 상상하며 조각 하나하나에 색을 입히는 과정은 늘 즐겁다.
아무쪼록 그림을 보시는 분들에게도 리드미컬한 곡선과 그것이 만들어낸 세계의 아름다움이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