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이문자 / 류록화홍(柳綠花紅) / Acrylic on canvas / 65.1x53cm / 2025 / 1,500,000
이문자 / 견자개길(見者皆吉) / Acrylic on canvas / 65.1x53cm / 2024 / 1,500,000
작업의 방향
작품은 그날의 감정의 빛을 따라 시작과 끝이 이루어진다.
작업을 하다 보면 문득 ‘난 지금 캔버스에 일기를 쓰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 이것은 무언의 언어를 색채와 형태를 통한 또 하나의 소통 방식일 것이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 캔버스 표면에 나타나는 질감을 먼저 염두 해 놓고 시작한다. 여기에 두 가지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데, 먼저 강한 느낌의 두터운 질감을 위하여 석고 가루를 이용한다. 이 작업에는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여 표면을 다듬는 몇 차례의 정리가 필요하다. 그 위에 색을 입히는 정교한 작업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다음으로 가벼운 질감의 물감층으로 쌓아 올린 방식이다. 아크릴 물감만으로 질감의 두께를 만들어 작품 전체를 완성한다. 작품 전체의 이미지를 위한 단계로 작업 과정의 중요한 일부이다. 그 위에 행복과 소망을 기원하는 달항아리와 직선을 통한 내면의 감정을 전통적인 요소로 표현하는데, 많은 붓질을 반복해서 하게 된다. 이런 작업 과정은 건축가의 손을 빌린 하나의 집을 짓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작품을 완성하는 것에 있어서 무엇보다 ‘행복’이라는 감정의 울림을 전달하고자 하였으며 이 중심엔 단순화시킨 달항아리 위에 표현한 형태의 디테일함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달빛 집을 짓다
달항아리가 안고 있는 행복한 일탈을 선사함으로서 작품과 만나는 시간을 즐겼으면 한다. 작품의 중심에는 행복을 전하고자 하는 나의 집요한 욕심이 숨어있다. 그만큼 작품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누군가에겐 강한 울림이 되고 파동을 일으켜 전달되길 기대한다. 또한 달항아리 작품의 표현된 이미지엔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있다. 거기엔 달빛처럼 따뜻하고 은은하게 파고 드는 행복이라는 감정이 스며들어 있다. 그런 감정의 메시지는 무언의 언어로서 붓을 통해 색과 형태로서 한편의 시처럼 관객에게 다가가길 바란다.
작가로서 기쁨이 충만해지는 시점은 작품으로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며, 그림이라는 이미지를 통해서 잠시나마 공감각적인 심상이 어우러진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 울림을 통해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행복이라는 찰나의 기쁨을 줄 수 있는 순간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