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예술가
home
NEXTPROJECT
home

김현정

작가의 목소리
김현정 / 겨울 오장폭포 / 순지에 수묵담채 / 74X107 / 2024 / 3,000,000

《겨울 오장폭포》

오장폭포는 강원도 정선에 있는 폭포입니다.
보통 동양화에서 폭포는 재물이 흘러들어온다는 상징을 지녀, 우렁찬 물줄기와 그 아래 고인 소(沼)를 함께 그리곤 합니다. 그래서 장마철 직후나 단풍이 절정인 가을의 폭포가 제격이지요.
하지만 저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한겨울의 어느 날 근처를 지나다 우연히 들렀던 겨울폭포였습니다.
인적도 없고, 해까지 일찍 저물어 스산하기까지 했지만, 그 거칠고 차가운 풍경 속에서 저는 오히려 단단한 생명력을 느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절벽을 타고 끊어질 듯 이어져 내리는 물줄기.
우렁차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더 대단해보이고 저도 모르게 감탄이 튀어나왔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그러하듯이, 힘들어도 지치지 않고 꺾이지 않고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듯 합니다.
김현정 / 선운산의 오후 / 순지에 수묵담채 / 145X74 / 2025 / 3,000,000
《선운산의 오후》
선운산은 전라북도 고창에 위치한 산으로, 선운사와 동백꽃으로 더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저는 그동안 선운사를 여러 번 방문했지만, 정작 선운산의 정상에 오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아버지를 여의고, 아버지를 그냥 그렇게 보내드리는 게 못내 아쉬워 잠시 선운사에 모셨습니다.
이 선운산의 풍경은 바로 그 49재를 올리기 위해 선운사를 찾았을 때 바라본 풍경입니다.
“이곳에서, 평안하다.”
눈앞에 펼쳐진 선운산의 아늑한 퐁경을 보면서 제가 느낀 감정입니다.
발 아래 펼쳐진 선운산과 선운사의 모습을 보면서 이 곳에 아버지를 모시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슬프지만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아버지를 보내드릴 수 있었습니다.
제가 느꼈던 그 마음의 평화가 여러분께도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산수화에 반해서 뒤늦게 그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직 서툴지만 열심히 배우며 진경산수화의 맥을 이어가려 노력중입니다.
산수화를 그리며 제가 하는 고민은 어떻게 하면 산수화가 ‘옛것’에 머물지 않고, ‘오늘, 우리 곁에’ 있게 할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현대적인 변용은 산수화만이 가진 그 고유한 담백함과 자연과의 교감에서 오는 충만함을 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은 방법은 산수화에 가급적 저의 감정과 느낌을 담아내는 것입니다. 저의 감정이란 필터를 거쳐서 화폭에 재현된 풍경이 저의 의도대로 여러분께 전달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전통적인 화법과 재료에 충실하면서 저의 느낌을 담아내려 노력중인데 좀더 자신감이 생기면 더 많은 변화를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여러분과 만나게 된 작품은 《겨울 오장폭포》와 《선운산의 오후》입니다.
지난 한 해, 전 이 두 작품을 그리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고,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저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남은 이 그림들이, 여러분께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지 궁금합니다.
ONLINE 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