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최영재 / 유예 / 아크릴에 실리콘 스테인리스 프레임 / 116 x 90 / 2025 / 2,000,000
최영재 / 스밈 / 아크릴에 실리콘 스테인리스 프레임 / 116 x 90 / 2025 / 2,000,000
이 작업들은 지나간 감정의 표면을 복원하려는 시도이자, 이미 흐려진 감각을 다시 들여다보려는 반추입니다. 완전히 말해지지 못한 감정, 미처 정리되지 않은 인상들은
덧칠과 번짐, 눌림과 균열의 행위로 이끌려 작업의 표면 위에 남았습니다.
나는 이 익숙한 감정이 익숙한 방식으로 드러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슬픔’, ‘불안’, ‘무기력’이라는 말보다 그 감정이 흐르다 멈춘 자리, 침묵으로 응고된 흔적,
의도하지 않은 왜곡을 통해 그 실체 없는 감정을 복기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 틈을 통해, 기억과 감정의 불확실한 경계, 사소하지만 분명한 감각의 층위를 다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결국 이 작업들은 하나의 감정을 명확히 전달하기 보다 그 감정을 둘러싼 말해지지 않은 시간과 거리, 그리고 균열된 형체로 피어난 감각적 언어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