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목소리
원동력/52.5x45.5cm/캔버스에 혼합재료/2024/미판매
이은경/내 마음의 보고서.13/캔버스에 아크릴/34*53/2024/220만원
작가노트
이 작업은 나 자신을 들여다 보고 이해하기 위한
여정의 기록입니다. 내 마음의 상태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방법은 펜을 들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펜'의 느낌을 직접적으로 그리기보다는, 자연에서 얻은 재료인 '오죽(烏竹)'을 사용해 펜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자연 속의 오죽은 시간의 흐름과 생의 연속성을 담고 있는 듯했고, 그 안에서 나를 들여다보며 결국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작업의 바탕은 버려진 톱밥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쓸모없는 잔재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상실감과 낮아진 자존감, 바닥을 친 삶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하는 재료였습니다. 톱밥을 마주하며 ‘이것을 다시 살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건 곧 나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싶은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오죽과 톱밥은 모두 자연에서 온 재료이며, 동시에 우리 삶의 굴곡을 상징합니다. 삶에는 상승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깊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잠수하듯 존재가 사라진 듯한 시기들도 있습니다. 이 작업은 그런 시간들을 통과하며 나를 회복하고, 다시 빛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담은 나의 자화상입니다.
이 작업은 단순한 콜라주가 아니라, 나를 투영한 치유의 기록이며, 마음의 보고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