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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진

작가의 목소리
이계진 / 소금산수 182/ 장지 위 먹과 소금/61 x 53 /2025/1,800,000
이계진 / 소금산수 183/ 장지 위 먹과 소금/61 x 53 /2025/1,800,000
작가노트
2018년부터 현재까지 약 180점 정도 제작된 <소금산수> 시리즈의 주된 주제는 “먹과 소금을 활용한 다양한 삶의 현장 포착”이다. 소금산수는 실제로 쓰이는 단어가 아니라 작품의 독창성을 드러내기 위해 스스로 고민 끝에 창작한 단어다. 작품의 특징은 추상적 요소인 먹과 구체성을 띤 현대 인물들의 조화로운 구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금과 먹 기법을 활용하여 현대사회 속 이상향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먹과 소금을 활용한 작업을 통해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 “구상과 추상” 등 한 분야에 속하지 않고 다양한 부분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는 작품을 창작하는 것이 목표이다.
소금을 이용한 수묵기법을 활용하기 위해 나는 우선 직접 간 먹과 아교를 잘 섞어서 담묵의 먹을 만들었다. 이때 물, 아교, 먹의 비율을 5:1:1로 하였는데 물 50ml에 먹 10ml와 아교 10ml를 한 곳에 모아 섞었다. 그리고는 이를 장지 위에 얹고 그 자리에서 먹이 마르기 전 바로 소금을 뿌리고 대략 한 시간을 기다렸다. 그 결과 작품에서 원하는 심미적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먹과 소금의 우연적 효과를 활용한 <소금산수> 시리즈를 통해 나는 무의식에 내재된 기억들 속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조형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학창시절 추억부터 세계 각지로 여행을 떠났던 기억까지 다양한 경험들이 작품 속 먹 방울에 녹아들었다. 먹 덩어리와 그 속을 헤매는 점경 인물들에 감정이입을 시도함으로써 나는 가만히 앉아 상상 속 여행을 함과 동시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프랑스 철학자 리오타르는 포스트모던사회의 특징 중 하나로 “소서사 (Little Narrative)”를 제시하였는데 여기서 영감을 얻어 나는 그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여러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동양 미술에서 우연성은 기교나 인위적 조작 없이 무위자연의 차원에서 우연히 떠오른 흥취를 나타낸 것을 뜻한다. 예로부터 전통 문인화에서는 화가의 자유로운 심상적 표현을 최고의 경지로 보아 ‘묵희(墨戱)’를 강조한다. 먹을 갖고 논다는 뜻의 ‘묵희’에 기반한 문인화 작품에서 화가는 기술에 구애되지 않는 운필을 통해 형체의 닮음보다 내용이나 정신을 강조하며, 형상적 결과보다 과정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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