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쿠스】
전시기간 : 2026. 1. 16 ~ 2026. 1. 20
사랑이라는 관념은 어떻게 회화 구조로 변환되는가. 작업은 “사랑의 묘약”이라는 이름을 달고, 그 모양은 마치 한 쌍이 부둥켜 안고 있는 것으로도 보이는 동시에, 본래 한 쌍이었으나 이제는 아니게 된 이가 무릎을 끌어 안고 발치를 응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이중적인 독해는 감정의 움직임이 서사에 고정되지 않고, 선과 면의 직조 속에서 유동하도록 화면은 유도한 것이 아닐까.
화면 속에 그는 그 스스로 팔뚝을 잡아볼 때라면 떠난 이의 온기가 생생한 상실의 긴장을 경험하는 듯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작가가 말하는 “ghost 선”에서 결정적으로 발생하는데, 윤곽으로 확정되지 않고 아웃라인을 휘감고 있는 예비 선들은 회화의 여러 독해 가능성을 야기한다. 감상자에게 하나의 장면을 제시하지 않고, 표현과 독해의 가능성을 확장해 둔 채로 형상의 여러 시간대를 겹쳐 상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은 형태를 설명하는 기능을 넘어, 관념이 작동하는 여러 순간을 머금는 구조를 취한다.
작가는 선과 면을 회화의 뼈대라 명확히 인식하며, 그 골조 위에 색채와 명암을 부어 넣으며 ‘씬(Scene)’을 조직한다. 이러한 기초의 목적과 원리에 대한 통찰이 화면의 아우라를 형성함으로써 그 명확성은 마치 미술의 윤리를 경험하듯 단단한 인상을 남긴다. 아크릴과 목탄이 배합된 물성은 서로를 잠식하며 화면에 잠긴 시간성(상영上映)을 드러내고, 그 결과 화면은 관념을 구조로서 제시한다. 감상자는 이 구조를 따라가며 결국 타인의 서사가 아닌, 자신에게 필요한 형상을 응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색은 온도로서 기능한다. 아크릴과 목탄의 물성은 서로를 잠식하며 화면에 머무는 시간을 드러내고, 그 결과 회화는 사랑의 순간과 본질, 그리고 그 필연적인 유한함을 설명하지 않은 채 구조로서 제시한다. 감상자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작가나 외부의 서사를 소비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호출하게 되는 지점과 만난다.
작가의 입체 작업을 함께 떠올린다면, 이 회화에서 감지되는 역동이 우연이 아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캔버스를 뚫고 흘러내릴 듯한 힘은 평면에서도 일관된 원리로 작동하며, 작가는 자신의 창조윤리 속에서 아름다움이 작동하는 원리에 대해서 깊은 응시를 이루는 일관성을 선보인다. 끝내며, 이 작업은 관념의 어떤 아름다움을 박제하거나 재현하지 않고 그것의 인과(因果)를 추억한다.
글 이지호, 아르테위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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