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의 원리】
전시기간 : 2026. 3. 26 ~ 2026. 3. 30
작업은 다소 엄준한 분위기를 풍기는 달항아리들 사이에서 순박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브제로서의 수채 활용은 화면의 화룡점정이 되는데, 작가만의 감도가 효과적으로 강조되어 감상의 발길을 작업 가까이 이끌고 오래 머물게 한다.
설치 과정에서 작가의 섬세한 수채 오브제를 항아리에 꽂으며 느낀 싱그러움은, 백화점 1층 향수 코너를 빠져나와 밖으로 나오니 코끝을 스쳐가는 땅과 바람의 향기를 떠올리게 했다. 화려함에 묻히지 않는 순수함과 자연스러움은 이처럼 언제나 반갑다.
세라믹 본래의 빛깔이 녹진하게 드러나고, 어린아이가 조막손으로 다듬은 듯한 표면의 물성은 작업의 레트로한 성격을 짙게 상기시킨다. 작가는 이 도상에 마음과 기억을 담는다고 짧게 소개하는데, 그 덕분인지 작품을 마주한 내 눈과 마음 위로 온갖 기억과 상상의 순간들이 스쳐 지나며 신선한 환기가 일어났다. 가장 이상적인 감상의 순간이다.
첫 번째 작업 '결실'은 상상 속 어느 어머니가 가을의 결실인 감을 이웃과 나누고 까치밥도 남겨둔 채, 가장 좋은 것은 자식을 위해 따로 품어둔 형상이다. 그런 온기가 머물러 있다.
두 번째 작업 '우리가 하나 되어'는 소설, <운수 좋은 날> 속 김첨지의 아내가 죽지 않고 설렁탕을 먹었더라면, 김첨지는 그 다음날 기운을 차린 아내의 곁에 이런 꽃을 꺾어 담아두지 않았을까.
세 번째 작업 '사과 꽃에 담긴 고향의 봄'은 위로다. 상상해보자, 우리의 가장 화려한 모습이 덧없게 느껴지고 용기가 없을 때, 나를 사랑하는 이의 변함없는 지지와 곁에서 휴식하는거다. 그 자연한 위로는 나의 근본을 긍정하게 하며, 고향에 찾아온 봄처럼 온유한 회복을 상기한다.
글 이지호, 아르테위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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