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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11월 8일, 온기와 열기 사이, T.I.D.E

【T.I.D.E】
전시기간 : 2025. 11. 5 - 2025. 11. 12
박의영의 회화는 근래 들어 감정의 표현을 넘어, 감정의 구조를 포착하고 있다. 반년간의 프랑스 레지던시에서 그는 오롯이 작업과 자신의 관계에 집중하며, 회화라는 매체에 자신을 어떻게 투영할 것인지에 대한 유의미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치 아기가 배고플 때 울음으로 감정을 표현하던 단계에서 언어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의사와 감정을 구도화하듯, 그는 감정의 언어를 회화로 치환해냈다. 회화는 성숙기에 접어들며 ‘그리는 행위’에서 ‘쌓고 깎는 행위’로 변환되는 듯하다. 그는 그렇게 자신과 작업 세계 사이의 소통 방식을 보강(補強)함으로써, 자신의 회화를 전환점에 놓았다.
수직적인 분할과 그로 인한 리듬의 구성은 마치 화음(和音)처럼, 색채와 형상은 특유의 ‘겹’을 발생시키며 감정의 진동을 이룬다. 감상자는 그 진동을 통해 작가의 서사와 회화 운용을 시각적으로 어루만지게 된다. 표면의 긁힘, 덧칠, 마치 부식된 듯한 마티에르는 작가의 사유가 침전된 물성의 표면처럼 작동하며, 감정과 물질, 시간의 층위를 소통시킨다.
레지던시의 피날레로 열린 프랑스 개인전에서 판매된 그의 작업들이 가장 사랑스러웠던 것들이었기에, 그는 한편으로 마음이 쓰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개인사업자로서의 면모를 넘어, 자신의 작업을 잉태한 모태로서 그것을 떠나보내는 감정을 머금은 듯했다. 그 모습은 갤러리스트로서도 인상 깊었으며, 그가 유의미한 의견을 제시해 갈 아티스트로 성장할 것임을 확신하게 했다.
내가 작가의 서사로 포착하고자 하는 지점은 사실, 작가의 요점과는 상이하다. 작가가 레지던시 기간 중 마지막으로 완성했다고 말한 〈Contenir4_11〉(2025)은 직조와 병렬로 인한 리듬의 생성에서 다시 한번 탈피하며, 오직 색의 구조로만 정서의 광휘로 되돌아간다. ‘감정의 표현’에서 ‘감정의 구도화’를 지나 도달한 이 지점은, 작업의 개념과 작가의 자아가 발현되는 순간이자 존재의 운동성을 담아내는 회화적 장면으로 읽힌다.
〈Contenir4_11〉(2025)은 담담히 블루에 대한 작가의 의견을 읊조리며 구조를 해체한 듯한 형상을 드러낸다. 화면의 왼쪽 중심에는 강렬하지만 결코 버겁지 않은, 온기와 열기 그 사이에 위치한 듯한 것이 이글거린다. 작가는 자신과 작업 사이에서 씨름하며 서로를 담아내고 깎아내며 다듬어왔다. 종국에 다다라서는 다정한 악수처럼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마음이 느껴진다. 작업은 존재의 온기와 투쟁을 동시에 환기하며, 감상자와의 상의(相依)적 교감을 성립시킨다.
박의영은 2026년 10월 갤러리와 개인전의 형태로 한 번 더 이와 같은 탐미와 연구를 도모한다. 자신의 작업뿐만 아니라 건강한 작가 생태계를 꿈꾸며 TIDE를 이끌어가고 있는 그의 건실한 행보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글 이지호, 아르테위드 발행인
DIRECTORIAL PERSPEC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