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의 원리】
전시기간 : 2026. 3. 19 ~ 2026. 3. 23
화자의 시선에서는 작가가 흔히 의도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밀어붙이는, 표현하자면 근력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아 편안히 이끌렸다. 쇼팽의 녹턴처럼, 음가가 많거나 규모가 화려하지 않지만 한 음 한 음이 아름다움을 위해 꼭 있어야 하는 자리에 놓여 필요한 만큼 울리고 사라지는 듯했기 때문이다. 수채를 묻힌 붓의 움직임은 이렇듯 노련하고 적절하여, 색과 모양은 저마다 어울리는 생기를 갖춘다.
사람들이다. 퇴근길 또는 먹자골목을 오고 가는 듯한 그저 시민들의 모습. 그들이 몰고 오는 생활의 냄새들. 왕십리 고기골목의 연탄 냄새가 나는 듯하기도 하고, 웅장한 여의도의 비 냄새와 섞인 증권맨의 고급 향수 냄새가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을 보고 있는 시선은 의지와 의지의 대결, 승리와 패배, 도약과 낙오 같은 영광스럽고도 치열한 삶의 중심에서 한 발 물러나 있다. 마치 투명인간이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는 듯하다. 화자의 시선을 따라 사람들을 향해 초점을 퍼뜨리면, 어느새 저 멀리 허둥대는 내 모습도 보이고, 동이 트면 어김없이 일터로 나아가는 아버지, 사랑하는 이, 미워하는 이의 모습도 얼기설기 섞여 함께 ‘사람들’을 이룬다.
언젠가 대중목욕탕에 앉아 멍하니 휴식하던 시간이 떠오른다. 눈앞을 오고 가는 이름 모를 대중들의 모습이 이유 모르게 위로가 된 적이 있다. 그래, 저 사람들도 나처럼 그렇게 애를 쓰고, 게으름도 피우고, 사랑도 하고, 증오도 하며 그냥 그렇게 살아가겠거니. 그냥 필요한 만큼 걸어가자. 사람들 사이로.
글 이지호, 아르테위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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