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7월 18일, 홍대의 봄, 균열하는 형체

【균열하는 형체】

전시기간 : 2025. 7. 17 - 2025. 7. 21

작업은 디지털 이미지의 해체와 물리적 회화 행위가 한 화면 안에서 충돌하고 재정립하는 방식을 통해 특유의 감상을 자아낸다. 픽셀 단위를 연상케 하는 분할들은 의도적으로 물리적인 사실 또는 현상과 유리되고자 하는 듯한 기조를 전달하는 것이 작가의 주된 조형적 서사라고 말할 수 있겠다.

과거에 비롯된 정서적 진동을 지금 여기의 조형으로 적절히 환원해 내고 있다는 점이 이 작업을 주목할 만하다. 특히나 작업을 멀리서 바라볼 때 전달되는 시간성 (당시 현장을 다른 차원으로도 해석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경우 시간성은 멈춰 있는 성질이지 않을까) 과 정성은 ’본질에 대한 주목‘을 요구하는 듯하다.

특히나 필자는 작가의 ’홍대의 겨울‘에 몰입되었다. 이 작업은 심한 픽셀 묘사로 인해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으나 작업의 제목으로 선명해지는 재미가 있다. 홍대의 겨울은 나에게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처럼 주어와 수식어 간에 치환이 느껴지곤 했는데, 작가에게 홍대란 젊은 예술가의 터전이었을 것이고 겨울은 자라나는 청년의 성장통 같은 것이겠지.

”순수히 감상자로서의 소감으로 이 작업을 바라보자면, 현상은 늘 우리의 수용과 시선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에 성질을 수동적으로 설정 함으로 개인과 세계 간의 원활한 합일과 다정한 소통이 늘 있기를 바란다.“ 에서 끝난다면 낙관을 넘어 다소 안일한 바람이겠다. 이 작업이 작가에게 새로운 의미가 생길 시점에는 작가에게 공간과 장소의 개념을 넘는 의미를 가질 ”홍대“에 봄과 여름이 왔을 때가 아닐까. 겨울을 따뜻한 시선으로 품음으로 그 냉기, 고독과 다정한 화해가 이뤄지는 날이 있길 바란다.

따라서 이 작업은 찬란히 선명할 봄을 암시하는 겨울의 꿈 같은게 아닐까.

글 이지호, 아르테위드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