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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10월 30일, 흑적(黑跡), 시대 성격적 추상

【시대 성격적 추상】
전시기간 : 2025. 10. 30 - 2025. 11. 3
작가는 강렬한 진홍을 선택하였다. 원색으로 폭발하는 듯한 정방형 캔버스는 그 덕에 수치의 크기를 망각한 채 진동한다. 마치 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생물에게 가까이 다가갈 때, 이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떨리나 그 실체를 밝히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긴장감 같은 것이 화면 전체에 이글거리며 기묘한 감상을 유발한다.
그 붉은 대지의 상흔은 다 지워지지 못했다. 상흔과 상흔 사이에 부대끼고 있는 진홍은, 그 울림은 더 잔혹해져 마치 울부짖는 듯한 밀도의 정서적 긴장을 만든다. 화자와 나는 상흔을 지워내려 하는 것일까. 아니면 있는 그대로의 체념일까.
‘못의 환생’이라는 언어적 단서를 추적해보자.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존재했지만, 그것이 이제 떠난 자리는 마치 영원할 듯한 검은 흔적을 남겼다. 다 지워낸다면 이 떨림을 멈출 수 있을까. 절박한 지움의 행위는 그 검은 실존의 흔적이 되었고, 그것의 어미가 되어 비련하다.
자신이 아쉬운 적이 있는가? 조금 더 이랬더라면, 그때 그걸 하지 않았더라면, 또는 그때 그 일이 없었더라면 같은 것 말이다. 그 ”흑적(黑跡)“을 위해 집착하는가. 받아들이는가. 우리는 어떤 못을 품고 빼내었는가. 작업은 이러한 감정을 조형으로 환원하며 나약한 자기 통제를 상기한다. 통제와 해체, 그리고 체념 사이에서 감상자는 무엇을 보게 되는가.
글 이지호, 아르테위드 발행인
DIRECTORIAL PERSPEC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