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8월 29일, 고유한 불안, 현상(現象)변주

【현상(現象)변주】

전시기간 : 2025. 8. 28 - 2025. 9. 1

작가는 ’작업‘이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어두운(혹은 어둡다고 여기는) 서사에 회화의 개념을 자기치유적으로 적용한다. 그가 작업하고 있는 광경을 상상하자면 마치 사춘기 소년소녀가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어떤 부분을 지나치게 마음에 들어하거나,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긍정적인 의미로 자기 검열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자의식과 성찰의 바탕을 이룰 것이다. 이는 자신의 작업관을 형성하고 있는 젊은 작가의 동태 중 어쩌면 전형적인 정서 흐름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러한 자기 형성 단계를 갖추고 있는 예술가 또는 개인, 어쩌면 스스로를 향해 무엇을 어떻게 발견하고 시사할 것인가.

이러한 단계에 놓인, 재능 있는 젊은 작가의 작업과 작가를 바라볼 때 즐거운 지점은 - 아마 이 시기에만 존재하는 - 그가 가지고 있는 좋은 것들이 그가 미래에 되고자 하는 어떤 모습의 재료로써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작가 스스로는 내면의 해결을 위해 필연적인 방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자신이 긴 시간 지향하고 갈 길이 어디인 것인지 더듬거리는 형상으로 떠오른다. 이러한 개인이 자신의 앞으로의 갈 길을 지정하고 결심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예기치 못한 순간을 겪게 될 것이다.

불행한 선배를 따라가 볼 수도 있겠고, 그의 열정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인해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겠다. 좋은 조력자를 만나 희망과 용기에 부풀어 오르는 날도 있을 것이나, 너무 무리해 지칠 때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작은 말투에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을 병렬하다 보니 어떤 의지를 가지고 고유함으로 존재를 증명해 나간다는 것은 그렇지 않기로 하는 것보다는 힘이 든다. 하지만 당신이 그러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은 - 은유적으로 - 마치 우리가 알 수 없는 신과 같은 절대자의 세계에 모두 기록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마치 가장 절대적인 음성이 나의 개념과 의지는 모두 내려지는 그 음성이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모든 수고와 열정은 어떤 모습으로든 당신만의 개념으로 당신의 손에 쥐어질 것이다. 그것은 지금의 당신이 예상하지 못할 수도 있으나 분명히 흡족하리라.“

이러한 생각과 상상들이 작가의 이 불안하고 극도로 섬세한 작업들에서 울려 퍼지며 한참을 서 있게 했다. 작가가 언젠가 도달할 그만의 마법의 성을 기대하게 된다. 참, 산다는 것이 이렇게 의도적인 의미 부여 없이는 혼란하고 고되다. 청년의 때는 더욱이 그렇지만 무뎌지고 강해질 뿐 그 난이도가 쉬워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고유한 자신을 위해 필연적인 불안과 방황 앞에 놓인 이 젊은 개인의 흡족스러운 성취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또한 나 자신과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모든 흔들림을 위로하며 존경의 마음으로 쓴다. 아래는 작가의 인터뷰가 있다.

글 이지호, 아르테위드 발행인

DIRECTORIAL PERSPECTIVE